
| 감독 | 리차드 커티스 |
| 출연진 | 레이첼 맥아담스, 도널 글리슨, 빌 나이 |
| 평점 | 9.3 |
| 개봉일 | 2013.12.05 |
1. 어바웃 타임 줄거리 :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
영화 <어바웃 타임>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로부터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놀라운 비밀을 듣게 된 청년 '팀'(도널 글리슨 분)의 이야기입니다. 그 비밀은 바로 어두운 공간에서 주먹을 꽉 쥐고 원하는 순간을 떠올리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 여행' 능력이었습니다. 팀은 이 마법 같은 능력을 이용해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꿈에 그리던 여인 '메리'(레이철 맥아담스 분)의 사랑을 얻기 위해 수십 번 시간을 되돌리며 완벽한 첫 만남과 고백을 시도합니다. (결국 사귀고 결혼까지 가는 장면들도 참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팀은 깨닫게 됩니다. 시간을 되돌려 실수를 바로잡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사랑하는 가족의 불행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들은 초능력으로도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삶의 영역이었습니다. 영화는 팀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의 굵직한 꼭지들을 거치며,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넘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하는 듯합니다.
2. 잊을 수 없는 명장면: 유한함이 가르쳐준 사랑과 이별의 방식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먹먹하면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 명장면은 단연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탁구를 치는 장면입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면서도, 아들과 함께 보냈던 평범하지만 찬란했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수없이 과거의 그 순간으로 돌아갔습니다. 팀 역시 아버지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 계속해서 그 시간을 되찾아가죠. 그러다 문득 서로가 서로를 위해 시간을 되돌려 이곳에 와 있음을 눈치채는 찰나의 눈맞춤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부성애와 유대를 보여주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듭니다.
또한, 팀이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과거 여행을 포기하며 'Move on'하는 장면은 시간의 엄중한 규칙을 일깨워줍니다.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면 그 이전의 과거로 돌아갈수 없다는 설정은 (아이가 바뀌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필연적인 이별을 상징합니다. 둘째를 원하는 아내의 말에 팀은, 아버지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뇌하다가, 현재의 가족과 미래를 위해 과거를 놓아주는 선택은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중요한 것들을 채워나가며 성장해 나가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후반부, 주인공이 똑같은 하루를 두 번 살아보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관통합니다. 첫 번째 살 때는 마감 시간에 쫓기고,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짜증 섞인 표정으로 보냈던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살 때는 주변 사람들의 미소, 점심시간의 햇살, 옆 사람의 친절을 온전히 느끼며 똑같은 일상을 '행복'으로 채워나갑니다. 죽음을 다루는 영화는 대개 우울하기 마련이지만, 이 작품은 삶이 유한하기에 우리가 누리는 '지금'이 얼마나 귀중한 선물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3. 관전 포인트: 살아내기에 급급해 놓쳤던 행복의 조각들
<어바웃 타임>의 진정한 관전 포인트는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가장 구체적인 '행복'의 언어로 번역해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는 대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혹은 과거의 실수를 후회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오늘'을 소모해 버리곤 합니다. 저 역시 업무를 쳐내며 살아내기에 급급하다 보니, 퇴근길에 마주치는 노을이나 동료와 나누는 가벼운 농담 같은 소소한 기쁨들을 무심코 흘려보낼 때가 많았습니다.
영화는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듯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마치 '내가 가장 그리워했던 과거의 어느 날'인 것처럼 대하는 마음가짐이라고 말이죠. 크루엘라가 리버티 백화점 청소부 시절에도 자신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듯, 우리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꿈꿀 수 있는 여유와 오늘을 즐길 권리를 선물해야 합니다. 쾌적한 환경을 세팅하고 돈을 버는 근본적인 이유도 결국은 오늘 이 순간을 더 사랑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깊은 울림으로 전합니다. 삶의 유한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시작되는 진짜 행복의 과정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선물 같은 즐거움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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