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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품 가격이 오르면 고객의 원가는 얼마나 오를까?

원가구조를 공부하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이것이 곧 고객의 가격 민감도를 숫자로 계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고객은 가격에 민감하다.”

실무에서는 흔히 이렇게 표현하고, 고객과 협의하는 시간들이 쌓이면서 알게 되고 체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 제품의 제조원가가 100이고, 그중 우리 EPDM이 20을 차지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 EPDM 가격이 10% 상승하면 고객이 사용하는 EPDM 비용은 20에서 22로 오른다.

즉,

EPDM 가격 +10%  → 고객 제조원가 +2%이다.

계산식은 간단하다.
우리 제품의 원가 비중 20% × 우리 제품 가격 상승률 10% = 고객 제조원가 상승률 2%

그런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고객의 이익은 얼마나 줄어드는가?

고객의 영업이익률이 5%라고 가정해 보자.

제품을 100에 판매하고 제조원가가 95라면 고객이 가져가는 이익은 5다. 그런데 우리 EPDM 가격이 10% 올라 고객의 제조원가가 2% 상승하면,

기존 원가 95 → 97 이 된다.

판매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고객의 이익은

5 → 3으로 감소한다.

우리 제품 가격은 10% 올랐을 뿐인데, 고객의 이익은 40% 감소하는 것이다.

이것이 원가구조를 봐야 하는 이유다.

우리 제품이 고객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보는 것도 부족하다.

우리 제품의 원가 비중 × 가격 상승률 → 고객 원가 상승률 → 고객 이익 감소율

까지 연결해서 봐야 한다.

같은 10% 인상이라도 고객마다 충격은 다르다

반대로 우리 EPDM이 고객 원가의 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EPDM 가격이 똑같이 10% 상승해도 고객의 제조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5% × 10% = 0.5% 에 불과하다.
따라서 같은 10%의 가격 인상이라도 고객의 원가구조에 따라 협상에서 받아들이는 충격은 크게 달라진다.

 

 

 

 

  고객 A 고객 B
고객 제조원가 100 100
우리제품 원가비중 20% 5%
우리제품 가격인상 +10% +10%
고객 제조원가 영향 +2% +0.5%
고객 영업이익률 5% 10%
기존 이익 5 10
가격 전가가 없다면  이익 3 이익 9.5
이익 감소율 -40% -5%


고객 A에게는 같은 10% 인상이 상당히 큰 부담이지만, 고객 B에게는 상대적으로 작은 부담이다. 이렇게 숫자로 보니 더할 나위 없이 직관적으로 와닿았다. 평균 제조업 마진 폭이 5%라는 전알 감안하면, 우리 제품이 고객의 제조원가 비중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가격인상 폭으로 인한 이익 감소 충격이 40%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말 봐야 하는 것은

① 우리 제품이 고객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② 우리 제품 가격이 변할 때 고객 원가가 얼마나 변하는지  

③ 고객의 현재 이익률  

④ 고객이 그 원가 상승분을 최종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는지

이다.

결국 가격협상은 고객의 손익계산서를 보는 일

이렇게 생각하면 영업에서 가격을 볼 때도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 제품 가격을 5% 올리면 고객이 얼마나 부담스러워할까?” → 고객 원가가 몇 % 상승하는가?

“그 정도면 고객이 감당할 수 있을까?” → 그 결과 고객의 이익이 몇 % 감소하는가?

“그래도 가격을 올려야 한다면?”→ 고객이 최종 판가에 얼마까지 전가할 수 있는가?

결국 가격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우리 제품 가격이 얼마인가가 아니다. 우리의 1% 가격 변화가 고객의 원가와 이익에 어떤 숫자로 연결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앞으로 고객을 볼 때도 “이 고객은 가격 민감도가 높다”라고 막연하게 판단하기보다,

우리 제품 가격 +10% → 고객 원가 +X% → 고객 이익 -Y%

라는 구조로 생각해 보면 훨씬 현업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이 고객은 가격에 민감하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제품의 가격이 고객의 원가와 이익에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숫자로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고객이 어느 정도의 인상을 감당할 수 있을지, 가격 인상분을 최종 판가에 전가할 여지가 있는지까지 조금 더 논리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원가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고객의 가격 민감도를 수치로 읽어내고 가격협상의 방향을 판단하는 영업의 도구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