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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오르면 제조원가도 똑같이 오를까?

최근 에너지 가격을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것은 단순히 “유가가 올랐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실제 제조업에서는 원재료 가격이 10% 오르면 제품 원가는 몇 % 나 올라갈까? 전기료가 20% 오르면 제조원가에는 얼마나 영향을 줄까? 이 숫자를 계산할 수 있어야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 사이의 연결고리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제조원가 상승률 ≈ 원가에서 해당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 × 해당 비용의 가격 상승률

예를 들어 제품의 제조원가 중 원재료가 60%를 차지한다고 가정해보자.

원재료 가격이 10% 상승하면, 60% × 10% = 6%

즉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전체 제조원가는 약 6% 상승한다.

원재료 가격이 20% 오른다면 제조원가는 약 12% 상승하는 셈이다.
 

전기료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제조원가에서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라고 가정해 보자.

전기료가 20% 상승하면, 10% × 20% = 2%

전체 제조원가는 약 2% 상승한다.

전기료 자체가 20% 올랐다고 해서 제조원가가 20% 오르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비용이 전체 원가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이다. 따라서 같은 10%의 가격 상승이라도 원재료 비중이 60%인 기업과 20%인 기업이 받는 충격은 완전히 다르다.

 

비용 항목 제조원가 비중 가격 상승률 제조원가 영향
원재료 60% 10% 60%*10% = +6.0%
전력비 10% 20% +2.0%
기타비용 30%    
합계 100%   +8%


이렇게 보면 제조업체의 원가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제품가격은 왜 원가만큼 올리지 못할까?

여기서부터가 영업에서 더 어려운 부분이다.

제조원가가 8% 상승했다고 해서 제품가격을 8%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품가격은 원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경쟁사 가격, 고객의 구매력, 시장 수급, 재고 수준, 계약조건, 환율, 최종제품 수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예를 들어 제조원가가 100에서 108로 올랐다고 하자.

원래 제품가격이 120이었다면 기존 이익은 20이다. 그런데 가격을 8% 올려 129.6으로 만들 수 있다면 기존 이익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 124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격 124 – 원가 108 = 이익 16

원가 상승분을 고객에게 모두 전가하지 못하면서 이익이 20에서 16으로 줄어든다.

즉 원재료 가격 상승의 진짜 문제는 단순히 “원가가 올랐다”가 아니라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얼마나 전가할 수 있느냐가 결국 수익성을 결정한다.

그래서 영업에서는 가격보다 원가 구조를 봐야 한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을 때 단순히

“원재료가 올랐으니 가격을 올려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① 어떤 원재료 가격이  
② 얼마나 상승했고  
③ 우리 원가에서 해당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이며  
④ 그 결과 제조원가가 몇 % 상승했고  
⑤ 그중 얼마를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가

를 순서대로 보는 것이 훨씬 구체적인 접근이다.

예를 들어 원재료가 15% 상승했고 해당 원재료가 제조원가의 60%라면 원가 상승 압력은 약 9%다. 하지만 실제 판매가격을 9% 올리지 못한다면 그 차이는 결국 제조사의 마진 감소로 이어진다.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유가, 전기료, 환율 같은 거시경제 지표가 단순한 경제 뉴스가 아니라 실제 제품 가격과 영업이익을 움직이는 숫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실제 제조원가는 이보다 복잡하다. 원재료가 여러 종류로 구성되어 있고, 생산량에 따라 고정비가 달라지며, 환율과 운송비도 영향을 준다. 사실 원가를 공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각각의 항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요인에 따라 움직이는 지도 하나씩 확인해 왔다. 다만 항목을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을 정립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매일같이 변하는 원재료 가격이 실제 판매단가와 제조원가, 그리고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때그때 연결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원재료 가격 변화 ×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 제조원가 변화’라는 단순한 구조로 다시 바라보면서, 그동안 따로 보였던 숫자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완벽한 원가 계산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가격 변화가 원가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빠르게 가늠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감각을 조금은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단순히 “유가가 올랐다”에서 끝내지 않고,
원유 → 석유화학 원료 → 실제 투입 원재료 → 제조원가 → 제품가격 → 마진
이 연결고리를 숫자로 따라가 보는 것이 이번 공부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