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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환 시장은 솔직히 소수 플레이어들의 싸움이 아닌가?' 

'이게 환율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라 볼 수 있을까' 

 

환율에 대해 공부하면서 들었던 의문을 쫓아가다가 좀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해서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NDF 시장에서 원화가 2위로 거래되는 통화였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 통화가 자국 밖으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걸 정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소수 기관들이 NDF를 통해 우회하여 원화를 거래하고 있었는데요, 역설적으로 정상적인 직거래 통로가 좁으니, 그 좁은 통로로 몰리는 힘이 오히려 세게 작용해서 환율을 크게 흔들 수도 있는 거더라고요.

 

참여자는 시티은행, JP모건 같은 소수 대형 기관에 불과한데, 그 계약을 받아준 국내 은행이 위험을 없애려고 실제 현물시장에서 매매를 해버리니, 소수의 계약이 다수가 움직이는 시장 못지않은 파장을 만들어내는 구조였습니다.

 

규제가 왜곡을 만들어 내는 이유

정책이나 규제가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겠다"라고 나설 때마다, 사람들은 그 규제 자체를 계산에 넣어서 규제가 없다면 안 했을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냅니다. 규제를 설계하는 사람은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하겠지"라고 예상하지만, 실제로 반응하는 사람들은 그 예상까지 한 번 더 계산에 넣어서 움직입니다. 그래서 종종 원래 규제가 막으려던 것보다 더 큰 왜곡을 낳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더라고요.

첫 번째: 외환거래 통제가 불러온 환율 쏠림

외국인이 원화를 국내에서 자유롭게 거래하지 못하도록 한국 정부는 제약을 걸어뒀습니다. 원래 목적은 외국 자본이 원화를 함부로 흔들지 못하게 막는 것이었을 텐데, 되려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습니다. 정상적인 통로가 막히니 외국인들은 해외에서 NDF(역외선물환)라는 우회 수단으로 몰렸고, 그 결과 원화는 전 세계 NDF 거래 비중 2위(20.4%)를 차지하는 통화가 됐습니다. 정상 통로를 막아둔 만큼, 좁은 우회 통로에 힘이 몰려서 오히려 환율 쏠림이 더 심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실제로 외환당국도 이런 투기성 거래를 환율 쏠림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두 번째: 실거주를 유도하려던 세제 개편 불러온  패닉 매수

정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개편하면서 투자 목적의 장기 보유를 억제하고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을 바꾸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지자,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사두자"는 매수세가 먼저 몰리면서 가격이 오히려 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앞으로 불리해질 거라는 신호 자체가,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조급함을 만든 겁니다. 시행되기 전 기간 자체가 오히려 매수를 부추기는 창구가 돼버린 셈입니다.

세 번째: 다주택자 중과세 완화는 "빨리 팔라"가 아니라 "적당한 때를 기다리라"로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매도를 유도하려고 중과세율을 2027년, 2028년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계산해 보니 2027년이 세금 부담이 가장 낮고, 2028년엔 다시 오르다가 2029년엔 원래대로 돌아가는 구조였습니다. 이건 "지금 당장 팔라"는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에게 "제일 유리한 시점을 계산해서 그때까지 버티라"는 신호가 됐습니다. 단순한 인하가 아니라 복잡한 시간표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행동이 정책 설계자의 의도보다 더 정교하게 계산되기 시작한 겁니다.

네 번째, 일본의 초저금리의 딜레마 (결은 조금 다르지만)

일본은 저금리를 유지해야 엔캐리 자금이 미국 자산을 계속 사줄 거라 기대했는데, 정작 엔저가 너무 심해지자 정부가 방어에 나서야 했고, 그 방어 수단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파는 것이었습니다. 저금리를 지키려던 선택이, 오히려 미국 국채 시장을 흔드는 압력으로 되돌아온 셈입니다. 안정을 지키려던 정책이, 다른 쪽에서 불안정을 만들어내는 것도 같은 패턴이었습니다.

결론

규제나 정책 뉴스를 볼 때, "이게 뭘 하려는 거지"만큼 "이 규제 앞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계산하고 움직일까"를 함께 물어보는 게, 사실 경제 공부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답을 찾으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문가들의 의견을 찾아보게 되고, 비슷했던 과거 사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더라고요. 의도와 결과 사이의 간극은 결국 그 사이에 있는 사람들의 계산이 만들어낸 복잡한 결과물이라, 그 여파가 내 삶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