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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이번에는 트럼프가 친히, 직접 시진핑 주석을 영접하러 가는데요. 의전부터 아주 달라진 모습이더라고요. 지난 5월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 때는 정치국 상무위원 7인 다음가는 서열인 한정 국가부주석이 영접을 맡았고, 시진핑 본인은 다음 날에야 등장했습니다. 이번엔 트럼프가 앤드루스 합동기지 (워싱턴 DC 인근, 에어포스원의 모교이자 워싱턴을 방문하는 주요 인사들이 드나드는 관문)까지 직접 나갑니다. 2기 들어 정상을 공항까지 나가 맞이한 두 번째 사례입니다(첫 번째는 25년 8월 푸틴). 지금까지 트럼프의 행보를 보면 이유 없는 친절은 없는 사람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니 이번 환대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트럼프는 이번 회담으로 요청할 게 많습니다

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비관세 장벽 완화, 대미투자·군사협력 확대까지, 원하는 목록이 꽤 깁니다.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요청들 하나하나가 표심과 직결된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폴리티코(Politico, 정치 중심 언론사)는 이를 두고 "정책적 성과를 얻어내기 위한 구애"라고 평가했습니다. 원래 예정됐던 대중 관세 발표까지 이번엔 유예했을 정도로, 회담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 태도가 역력합니다. 참고로 한국은 지난해 협상으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확정 지었는데, 중국은 이런 식의 세율 인하 협상이 아니라 여러 층으로 쌓인 고율 관세(품목별 7.5~25%, 일부 50~100%)를 그대로 둔 채 "더 나빠지지만 말자"는 휴전만 걸어둔 상태입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그리고 재점화된 중동

최근 미국-이란 전쟁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이때 사우디가 미국에 두 차례나 원조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응하지 않았습니다(정보·표적 지원만 제공). 그러자 사우디는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로 발길을 돌렸고, 중국은 후티의 배후로 알려진 이란에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이란은 "역내 안정은 미국·이스라엘이 전쟁을 끝내는 데 달렸다"며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이란은 중국의 요청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공을 미국 쪽으로 넘긴 셈이라, 중재 자체는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사우디가 미국 대신 중국을 먼저 찾아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미국은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결과가 어땠든, "미국이 안 도와주면 다른 데를 찾아간다"는 선례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뼈아픈 신호였던 셈입니다. 그 결과 1년 가까이 보류해 온 F-35 판매(243억 달러)를 전격 승인했습니다. 사우디가 이미 중국과 군사·통신 인프라로 얽혀 있어(중국산 탄도미사일 구매, 통신망 내 화웨이·ZTE 장비 등) 기술 유출 우려가 크다는 정보당국의 반대를 무릅쓴 결정이었습니다. 원칙(기술보안)보다 실리(동맹 붙잡기)를 택한 셈입니다.

사실 이 혼란 속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물자를 납품하며 지금의 패권을 움켜쥐게 된 것과 비슷한 패턴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은 딱히 직접 개입하지 않았는데도, 미국의 동맹이 흔들리는 순간마다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거론되며 전 세계 권력 줄다리기의 핵심으로 떠오른 모양새입니다. 사우디가 먼저 손을 내밀고, 미국이 그걸 의식해 F-35 카드까지 꺼내드는 이 모든 움직임의 중심에, 정작 중국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서 있었던 셈입니다. 개입한 적도 없이 존재만으로 지렛대가 되는, 어떤 의미로는 가장 효율적인 영향력 확장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배경 위에서 트럼프가 이번 회담으로 달성하려는 목표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① 중간선거 전 표심에 도움이 될 미국산 농산물 구매·비관세 장벽 완화 확답받기

② 대만 문제는 긴장을 키우지 않는 선에서 모호하게 묶어두기

③ 관세 휴전을 연장해 무역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④ 사우디처럼 동맹이 중국 쪽으로 기우는 흐름을 이번 회담의 파격적 환대로 상쇄하기.

결국 원칙보다 실리를 택하는 흐름이, 이번 회담 하나에도 그대로 드러나있습니다. 트럼프가 리더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면 '결정'은 힘 있게 한다는 부분인데요. 모호하게 양쪽을 다 달래거나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우선결정을 내린다는 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완전히 말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다 시기를 놓치는 일은 없다는 점은 정말 칭찬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시진핑을 직접 공항까지 마중 나가는 것도, 결국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는 결정으로 이어진 셈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