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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규제가 남발하고, 대출규제에, 세제개편, 게다가 내년엔 인플레이션으로 집값이 또 뛴다는 가정까지 겹치니 지금의 주택 시장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서울 중위권 아파트는 어느새 12억...... 도대체 이 아파트엔 누가 사는 걸까?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지더이다. 

원래 목표가 너무 높거나 현실 가능성이 없으면 손을 놓기 마련입니다. 저도 슬슬 부동산 시장을 쫓아가는 게 버겁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새로운 규제와 통계를 따라가다 보면, 정작 "그래서 나는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은 뒤로 밀려나기 쉬웠습니다. 그때 필요한 게 단기 목표였습니다.

어쨌든 주식시장처럼 '타이밍'을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최고의 타이밍에 매매하면 제일 좋겠지만, 그것도 결국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그때가 맞았구나" 하고 뒤늦게 알게 되는 일일 뿐, 지금 이 순간에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거시경제 추이를 쫓아가며 대략적인 흐름을 계산해 보되, 그 안에서 제가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장 전체를 다 파악하겠다는 마음은 잠시 내려두고, 현실적으로 제가 세울 수 있는 가용 예산과 계획부터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일으킬 수 있는 최대 대출과 모을 수 있는 자금 여력을 계산해 보니, 지금 시점에서 가장 쉽게 그려볼 수 있는 그림은 6억 대출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8.6억대 매물이었습니다.

이 8.6억이라는 숫자, 그냥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생애최초 LTV 70% 기준으로 역산하면, 정확히 8.57억 원 지점에서 대출 한도가 6억 원 상한에 걸립니다. 물론 이것도 DSR 기준을 충족한다는 전제이니까요, 요즘엔 대출도 원한다고 받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ㅎㅎ 그 이상 오르면 LTV 70%를 다 못 받고 6억으로 묶이니, 딱 이 지점이 대출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경계선인 셈입니다.

다만 이런 계산 아래 움직이는 수요자가 저 혼자는 아닐 겁니다. 비슷한 계산을 하는 사람들이 이 경계선 근처로 몰릴 테니, 실제로는 10억까지도 상한선을 열어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비슷한 산수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오히려 이 8.6억이라는 숫자가 저만의 발견이 아니라는 것도 함께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그래서 8.6억을 1차 단기 목표로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우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목표를 다듬어가면 그만이니까요.

이 예산대로라면 현금 2억~2.5억 선에서 접근 가능한 지역이 노원·중랑·관악·은평·성북·강서·서대문·동대문구 정도로 좁혀집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의 43~45%가 이미 전용 60㎡ 미만 소형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예산으로 신축 84㎡급을 바로 노리기보다는 소형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지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실행 전에 반드시 정리해둘 게 하나 있습니다.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 한도가 1억 원을 넘으면, 실제로 얼마를 썼든 상관없이 최초 실행일로부터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을 구입할 수 없습니다. 판단 기준은 대출 실행일이 아니라 주택 매매계약 체결일이라, 계약서를 쓰기 최소 1년 전부터는 이 부분을 미리 정리해 둬야 나중에 발목 잡히지 않습니다.

시장 자체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착공-준공 시차로 보면 공급 절벽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세제개편으로 매물도 갈수록 잠길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 하나하나가 결국 제 예산으로 살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을 조금씩 좁히는 방향으로 작용할 겁니다. 다만 DSR 40% 규제 이후 매수자들은 2022년 같은 패닉셀링에 몰릴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런 큰 그림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정확한 타이밍을 맞히는 것보다 제 예산 안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를 좁혀가는 것 같습니다. 8.6억이라는 숫자는 그 첫 좌표일 뿐이고, 앞으로 계속 다듬어갈 생각입니다. 큰 흐름은 계속 지켜보되, 그 흐름에 압도되지는 않는 선에서, 딱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한 걸음씩 옮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