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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하루 만에 음전이었다가 양전으로 바뀌더라고요?
아무리 변동성이 큰 게 주식시장이라지만, 하루아침에 이렇게 뒤집히는 게 이상해서 이유를 찾아보다가, 결국 "국채금리"라는 단어 앞에서 멈추게 됐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사실 채권이 정확히 어떤 상품인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그냥 정부가 발행하는 빚문서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시장에서 어떻게 거래되는지, 뉴스에서 매일 나오는 "금리가 올랐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몰랐습니다. 기준금리나 시장금리를 말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요. 최근엔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는 기사도 봤는데, 그게 최고치를 찍는 게 대체 어떤 의미인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남 얘기하듯 넘기지 않고, 직접 숫자로 따져가며 제대로 공부해 봤습니다.
국채금리가 올랐다는 게 무슨 말인가
일단 채권을 발행할 때 금리는 이미 정해진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국채를 4% 이자율로 발행한다고 하면, 만기 때 받을 금액은 104만 원으로 이미 정해진 셈이니까요. 여기서 금리가 오르고 내린다면 대체 뭐가 바뀌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실제로 바뀌는 건 "사는 가격"이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장에서 사고 팔리면서 시장 가격은 계속 바뀝니다. 그러니 100만 원짜리 국채를 95만 원에 샀다면, 만기 때 누구는 104만 원 - 100만 원 = 4만 원의 수익을, 누구는 104만 원 - 95만 원 = 9만 원의 수익을 받는다는 게 가장 다른 지점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었습니다. 채권이라고 하면 흔히 "100만 원짜리를 처음부터 95만 원에 할인해서 산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건 절반만 맞는 얘기였습니다. 채권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매년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 때 원금을 돌려주는 1) 이표채와, 중간 이자 없이 처음부터 할인된 가격에 팔고 만기 때 액면가 전액을 돌려주는 2) 할인채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매일 접하는 10년물·30년물 국채는 대부분 이표채이고, 실제 미국 국채 잔액의 75~80%도 이표채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할인채(T-Bill)는 전체의 20~25%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러니 "채권은 할인해서 산다"는 말은 소수 사례에는 맞지만, 일반적인 국채금리 얘기에는 맞지 않는 설명이었던 겁니다.
그럼 100만 원짜리 국채를 95만 원에 던지는 사람은 왜 그렇게 하는 건지도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이유는 몇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해서 만기까지 못 기다리고 파는 경우,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 같으니 지금이라도 손절하듯 정리하는 경우, 포트폴리오를 다른 자산으로 옮기려는 경우까지요. 주식에서 적절한 매도 시점이 오면 손해를 보고도 파는 것과 비슷한 구조였습니다. 다만 채권은 "이 정부가 망하지 않는 한 만기에는 원금과 이자를 확정적으로 받는다"는 안전성이 있다 보니, 급하지 않다면 굳이 손해 보고 팔 이유는 없습니다. 결국 시장에 이런 매도자가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급하게 현금이 필요하거나 이 가격에 더는 들고 있고 싶지 않은 사람이 늘어났다는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건 사실은 국채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었습니다. 뉴스에서 말하는 "국채금리"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지금 시점의 시장 가격으로 사면 얻게 되는 수익률(만기수익률)이었던 거죠.
그럼 이 가격은 무엇이 움직이는가
가격을 밀어 올리는(=금리를 낮추는) 쪽에는 정부의 직접 매입(바이백)처럼 매수 수요가 느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밀어내리는(=금리를 높이는) 쪽에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려 국채를 대량으로 새로 찍어내는 경우, 큰손 투자자가 국채를 대거 팔아치우는 경우 같은 게 있었습니다. 같은 "국채금리"라는 숫자 하나가, 이렇게 여러 방향의 힘이 부딪힌 결과물이었던 겁니다. 뉴스 헤드라인 한 줄 뒤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 다른 이유로 밀고 당기는 과정이 숨어 있었던 셈입니다.
여기서 마무리 퀴즈, 정부가 국채를 사들인다면 국채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채권 가격은 올라가고, 금리는 내려갑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원리로 실제로 있었던 하루짜리 증시 반전을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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