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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에서 채권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걸 정리했는데요,

이번엔 이 원리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증시가 하루 만에 음전에서 양전으로 뒤집혔던, 질문과 그에 대한 발견이요 

월요일과 화요일, 무슨 일이 있었나 (8/24-8/25)
월요일엔 나스닥·S&P는 빠지고 다우는 올랐습니다. 엔비디아가 2.9% 빠지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마이크론·샌디스크 같은 메모리주는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상하이에 IPO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급락했어요. 이건 거시경제 뉴스가 아니라 순수하게 "경쟁사 상장"이라는 개별 종목 재료였습니다.

화요일엔 반도체주가 반등하며 나스닥·S&P·다우가 다 상승했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루 만에 7bp(0.07%p)나 빠졌고, 국제유가도 3% 넘게 떨어졌고요. 지난 글에서 정리한 원리대로라면,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금리가 내려간 날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왜 하루 만에 이렇게 뒤집혔을까
핵심은 미 재무부의 구체적인 정책 신호였습니다. 재무부가 "1조 달러 규모의 자체 계정(General Account)을 국채 바이백(재매입)에 쓸 수 있다"는 걸 흘렸는데, 이게 바로 지난 글에서 정리한 "정부의 직접 매입 → 매수 수요 증가 → 가격 상승 → 금리 하락" 그 메커니즘이었습니다. 여기에 유가까지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었고, 이게 채권시장 전반의 불안을 더 눌러줬습니다.

그런데 이게 순전히 "새로운 호재"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월요일 하락의 상당 부분은 사실 수요일 예정된 두 이벤트(엔비디아 실적 발표, 근원 PCE 물가지표) 앞에서 리스크를 줄이려는 사전 매도였습니다. 뭔가 나빠져서 판 게 아니라 "일단 불확실성 앞에서 몸을 사리자"는 포지션 조정이었던 거죠. 그러다 재무부의 신호가 나오면서 굳이 계속 몸을 사릴 이유가 줄어들자, 되돌림이 나온 셈입니다. 헤드라인이 말한 "금리 안정 신호, 반도체 실적 지속"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인 매입 정책과 실적 발표 전 포지션 되돌림이 함께 맞물린 결과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0.07%p면 사실 아주 작은 움직임 아닌가
여기서 하나 궁금해진게 있었는데요. 국채는 정부가 보증하는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 하루에 1%p씩 요동치는 일이 거의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이번에 움직인 7bp(0.07%p)도 국채시장 기준으로는 꽤 큰 편이지만, 주식이 하루에 3~5%씩 흔하게 움직이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숫자이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이 작은 변화가 주가에는 훨씬 크게 증폭됩니다. 

예전에 계산해봤던 할인율 예시를 떠올려보면, 할인율이 3%에서 5%로 딱 2%p만 올라도 10년 뒤 이익의 현재가치는 17%나 깎였습니다. 국채금리 0.07%p라는 작은 변화도 이 계산식을 그대로 타고 들어가면서, 먼 미래 이익에 기댄 고밸류 기술주 입장에서는 몇 배로 증폭된 주가 반응을 만들어냅니다. 엔비디아처럼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종목일수록, 이 지렛대 효과를 더 크게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채금리 자체는 원래 느리게 움직이는 안전자산인데, 그 작은 변화가 주식이라는 훨씬 변동성 큰 자산에 지렛대처럼 작용하는 구조였던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이는 게 있었습니다. 월요일의 하락과 화요일의 반등이 서로 다른 원인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메모리주를 끌어내린 건 중국 경쟁사 상장이라는 개별 재료였고, 이건 화요일에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장 전체를 반등시킨 건 국채금리라는 거시 변수였어요. 즉 종목별 악재는 그대로인 채, 거시 변수 하나가 그 위를 덮어버린 셈입니다. 뉴스만 보고 "반도체가 다시 좋아졌다"고 넘기면, 이 종목 고유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걸 놓치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권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니, 하루 만에 뒤집힌 증시 하나도 여러가지 시야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남는 교훈은, 하루짜리 반등을 볼 때 "전체가 좋아진 건지, 아니면 거시 변수가 개별 악재를 잠시 가린 건지"를 구분해서 봐야하고, 또 이렇게 보는 연습을 늘려가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